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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윤 대통령, ‘채 상병 사건’ 초기부터 상세한 상황 보고 받아 - 해병대사령관 문자메시지 확인

작성일: 2024-02-20조회: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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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윤 대통령, ‘채 상병 사건’ 초기부터 상세한 상황 보고 받아

- 해병대사령관 문자메시지 확인... 대통령실 거짓말 속속 드러나 -

  대통령실이 해병대 故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수사에 외압을 가한 정황이 연일 밝혀지고 있다. 2023년 7월 말, 8월 초 사이 대통령실은 군과 경찰에 조직적으로 압력을 넣어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이 수사 대상자가 되는 것을 막았다. 국가안보실은 물론 공직기강비서관실까지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뿐 아니라 경찰까지 동원했다는 점은 ‘수사 개입’의 명백한 증거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대통령실이 위법한 수사 개입을 감수하면서까지 개별 사건 처리 과정에 과도하게 개입한 이유는 분명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 사건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군인권센터는 제보를 통해 대통령이 사건 초기 단계에서부터 유가족 동향과 같은 디테일한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박정훈 전 수사단장 변호인이 확인한 해병대 김계환 사령관의 문자메시지 수발신 내역에 따르면 대통령은 채 상병 영결식이 있었던 7월 22일 밤, 이종섭 국방부장관으로부터 채 상병 부모님이 장례를 치르고 느낀 점을 보고 받았다고 한다. 밤 9시경 해병대사령관은 국가안보실에서 파견근무 중인 해병대 김 모 대령에게 ‘채 상병 부모님이 전한 말’이라며 메시지를 보냈고, 이어서 ‘장관에게도 보고했다. 장관이 V에게도 보고했다고 답장했다’ 는 내용의 메시지도 보냈다고 한다. 

 대통령은 사건에 대한 채 상병 부모님의 반응 등 매우 디테일 한 부분을 국방부장관으로부터 직접, 실시간으로 보고받을 만큼 사망 사건 처리 상황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국정원장이 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2023년 8월 30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통령이 7월 31일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결과 보고를 받은 적 없다고 부인하면서 ‘대통령께서 그런 디테일을 파악하실 만큼 한가하신 분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통령실은 수사 외압 의혹이 제기된 이래 일관되게 이를 부인하며 대통령이 수사 결과를 보고 받거나 격노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어불성설이다. 유가족 심경까지 보고 받고 있던 대통령이 사망 사건 수사 결과 같이 중요한 사항은 보고받지 않았다는 얘기는 납득이 어려운 궤변이다. 

 7월 30일 국방부장관 수사 결과 보고 전후로 임기훈 국방비서관, 행정관 김 모 대령 등이 수사결과보고서를 손에 넣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 점 역시 퍼즐이 맞춰진다. 대통령실은 ‘통상적인 정보 수집’이라 일축해왔지만 실상은 대통령 관심 사안이라 바삐 움직였던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8월 2일 해병대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수사기록을 이첩한 뒤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국방부가 해병대와 경찰에 벌집 쑤시듯 연락을 돌린 이유도 설명될 수 있다.

 박정훈 대령이 경북경찰청에 수사기록을 이첩하게 된 사실을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게 보고한 시점은 8월 2일 오전 10시 경이다. 김 사령관은 그날 밤 아침에 있었던 일을 두고 군검찰에서 “군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 “지시를 어기고 독자적으로 행동한 것”이라며 ‘명령 불복종 행위’로 규정했다. 

 그러나 정작 박 대령 보고 직후 김 사령관이 보여줬던 행동은 항명을 당한 지휘관으로 보기엔 이상한 점이 많다. 무엇보다 이첩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사령관이 취한 조치는 10시 50분경 이첩을 맡은 광역수사대장에게 부재중 전화를 남긴 것뿐이다. 이첩이 정말 긴급하게 막아야 하는 ‘명령불복종 행위’였다면 광역수사대장이 가 있는 경북경찰청에 전화를 하거나 사람을 보내는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가능했을 것이다. 대신 김 사령관은 참모들을 돌아가며 불러들여 얘기만 하다가 11시 13분이 되어서야 국방부장관에게 상황을 보고했다. 

 그 뒤로 11시 52분경 국방부장관이 장관 군사보좌관을 통해 김 사령관과 통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수사단장에게 이첩을 미루라고 정확하게 얘기한 게 맞는지’ 물었고, 12시 4분에는 김 사령관이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첩이 마무리된 상황을 보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장관 군사보좌관은 12시 28분에 또 김 사령관에게 이첩이 마무리된 건지 캐물었다. 한편, 장관 군사보좌관은 12시 42분에 사령관에게 메시지를 보내 뜬금없이 임성근 사단장이 정상 직무수행 중인지도 확인했다. 이첩 상황을 파악하다 말고 관련성이 떨어지는 임 사단장 신변 문제를 물어봤다는 것은 임 사단장에게 관심 있는 누군가가 궁금해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국방부가 이첩이 완료된 사실을 파악하자 12시 50분경 휴가 중이던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이 김 사령관에게 급하게 전화를 걸어와 7분 52초간 통화를 나눴다. 13시 26분에는 국가안보실 행정관 김 모 대령과 해병대사령관 비서실장도 통화를 나눴다. 공수처에 따르면 이 무렵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 박 모 경정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이 모 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방부와 해병대 사이에 벌어진 일에 대해 설명했다고 하며, 이 모 과장은 다시 경북경찰청 수사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첩 기록 회수에 대해 협의했다. 대통령실이 끼어들어 수사기록을 도로 뺏어오기 위한 조율 절차를 마무리 한 뒤인 13시 50분,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최종적으로 경북경찰청 수사부장과 기록 회수 협의를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임 차장이 등장한 뒤로 1시간 안에 군과 경찰, 서로 다른 두 조직 사이에서 수사기록 회수를 위한 교통정리가 마무리 된 것이다.

 8월 2일은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시작하는 날이었다. 하지만 당일 김은혜 홍보수석의 브리핑에 따르면 대통령은 휴가에도 불구하고 출근하여 오전에 비서실장 및 일부 수석비서관들과 무량판 아파트 등 현안 토의를 했다고 한다. 대통령은 오후 6시가 되어서야 휴가 첫 일정인 ‘새만금 2차전지 투자협약식’에 참석했다. 임종득 차장이 김계환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었던 시각과 맞춰보면 이날도 대통령이 상황을 보고받고 문제 삼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기록 이첩과 회수가 이뤄진 8월 2일은 7월 31일 대통령 격노 시점만큼 석연치 않은 지점이 많다. 주요 관계자 여럿이 거짓말을 하고 있고, 그 내용은 대부분 ‘기록 이첩과 회수 과정을 대통령실이 인지하고 있었는가?’에 관한 것이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8월 2일의 기록 이첩 상황을 임종득 차장보다 먼저 인지하고 있었다고 국회에서 답변한 바 있는데, 인지 경위에 대해서는 처음에 국방비서관에게 보고받았다고 했다가, 언론에서 봤다고 말을 바꾸는 등 시점을 추론할 수 없도록 대답을 얼버무렸다. 또, 김계환 사령관은 그간 국회와 군사법원 등에서 임종득 차장과의 12시 50분 통화를 숨기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위증을 한 바 있다. 김 사령관은 임 차장과 8월 2일 15시 56분에 한 차례 통화했을 뿐이라고 거짓말을 해왔지만 박 대령 항명죄 재판 과정에서 통화기록이 공개되며 허위임이 밝혀졌다. 

 8월 2일의 혼란스러운 상황도 마찬가지로 이상하다. 정당하게 이첩된 수사기록을 권한 없는 국방부검찰단이 위법하게 회수하는 일에 대통령실 여러 부서가 나서고, 휴가 중인 차관급 공무원이 해병대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해병대 내에서는 오전에는 박 대령을 직무배제 했다가, 오후에는 다시 직무로 복귀시켰다가, 곧 다시 보직해임을 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보직해임 과정에선 국방부차관, 국방부 법무관리관, 장관 군사보좌관이 옥신각신 연락을 주고받느라 바쁜 모습을 보였다. 또, 국방부검찰단은 오후에 긴급 회의를 열었고, 이첩기록을 회수하는 한편 박 대령과 부하들을 집단항명죄라는 성립하기도 어려울 기상천외한 법률로 엮어 입건했다. 그러곤 3성 장군인 김계환 사령관을 찾아가 늦은 밤까지 잡아두고 진술 조서를 받았다. 이첩 기록을 내준 경북경찰청에서도 늦은 밤까지 지휘부 회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일이 하루 안에 일어난 것인데 ‘호떡집에 불난 듯하다’란 표현이 정확히 어울린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국방부, 해병대, 경찰의 주요 수뇌부가 일시에 좌충우돌 한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대통령이 사건 초기부터 디테일한 상황 보고를 받고 있었다는 점에서 수사 외압의 실체는 두말할 것 없이 명확해지고 있다. 그간 제기된 모든 정황의 퍼즐이 맞춰지고 있고, 주요 관계자의 거짓말이 날마다 탄로 나고 있다. 그러나 진실 폭로에서 한 걸음도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대체 언제까지 국민들이 한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을 두고 진실게임을 벌여야 하는가? 국회가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할 이유가 이렇게 분명한데 국회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권력자의 수사 개입은 명백한 반헌법적 국가범죄다. 국회의장은 즉시 국정조사를 결단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증언대에 세우기 바란다.

2024. 2. 20.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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