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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해병대 실종자 수색 사고 생존자 어머니, 임성근 사단장 고발

작성일: 2023-09-13조회: 1793

※ 조선미디어그룹, 채널A, 아시아경제, 한국경제의 본 보도자료 인용을 불허합니다 

[기자회견문]

해병대 실종자 수색 사고 생존자 어머니, 임성근 사단장 고발

-공수처에 업무상과실치상, 직권남용 고발, 혐의규명 시 외압 관계자 모두 ‘범죄자’-

지난 7월 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발생한 해병대 실종자 수색 사고 당시 故채수근 상병과 함께 선두에서 수색을 하던 중 함께 물에 빠져 급류에 휩쓸렸던 A병장의 어머니가 해병대 제1사단장 임성근 소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업무상과실치상,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다.

A병장은 구명조끼 등 보호장구를 갖추지 못한 채 실종자 수색을 위해 물속에 투입되었으나 오전 9시 경 선두에서 먼저 물에 빠진 다른 동료 병사를 구하려다가 채 상병과 함께 물에 빠져 하루 방향으로 50M 가량 떠내려가다 간신히 구조되는 사고를 겪은 피해자다. A병장과 동료 병사, 채 상병은 수영을 시도해도 전혀 소용이 없었던 급류 속에서 떠내려갔는데, A병장과 동료 병사는 간신히 구조되었지만 채 상병은 결국 구조되지 못하고 사망하고 말았다.

A병장은 현재 외상후증후군(외상후스트레스장애)을 진단받고 입원 치료 중이다.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동료를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과 생사를 넘나드는 사고 경험이 남긴 후유증이다. 

A병장 등 급류에 휩쓸렸던 모든 병사는 이 사건의 엄연한 피해자고, 피해자들이 겪은 상해에 대해서도 업무상과실치상죄 수사가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한 일임에도 해병대 제1사단에서는 수사는 고사하고 이들을 피해자로 인식조차 하지 않고 있다. 

사고 직후에도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기는커녕 장시간 모래사장에 방치되어있다가 기자들의 눈을 피해 풀숲에 세워진 관광버스에 태워진 뒤 숙소로 복귀하여 진술서부터 작성했고, 다음 날인 7월 20일 오전에는 채 상병 유가족을 만나야 한다며 이른 아침부터 포항으로 급히 이동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다. 포항에 도착하자마자 샤워를 하고 A급 전투복, 전투화를 신고 오라는 지시도 받았다. 

당초 피해자들은 동료의 유가족을 만나 사고 경위에 대해 질문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해병대 1사단은 피해자들 뿐 아니라 지휘관과 간부들을 대거 동석시켰다고 한다. 때문에 피해자들은 채 상병 유가족들과 사고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 나눌 수 없었고, 유가족이 지휘관 등에게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고 입수시킨 경위에 대해 항의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고 한다. 채 상병의 동료들이 유가족과 나눌 대화와 사고 발생 책임이 있는 지휘관, 간부들이 유가족과 나눌 대화는 엄연히 구분되어야 할 것인데 한자리에 모아놓은 것은 유가족에게는 진실에 접근할 기회를 차단한 행태고, 피해자들에게는 자책감만 키우는 부적절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임 사단장은 사고 발생 이후로 A병장 등 물에 휩쓸렸던 병사들을 단 한 번도 찾아온 적이 없다고 한다. 임 사단장은 피해자들과 같은 부대 안에 있으면서도 사고 발생으로부터 2개월이 다 되어가도록 사과는커녕 위로나 격려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놓고 외부 전문가를 불러 트라우마 치유를 하겠다고 언론 보도까지 냈지만 실상은 집체교육 형태로 트라우마에 대해 교육 받은 것이 전부일 뿐이었고, 군 병원 정신과 내원이나 병영생활상담관 상담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지휘관에게 이야기하라는 정도에 그쳤다고 한다. 

이처럼 임 사단장은 예천 내성천 수색현장에서도 그랬듯, 유가족과 피해자들을 대함에 있어서도 마치 군사작전을 하듯 언론 생색내기와 보여주기에 골몰했을 뿐이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군 수사기관이 A병장의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먼저 업무상과실치상에 관한 수사를 진행했어야 한다. 하지만 해병대수사단이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를 진행하고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임 사단장을 위시한 8명을 경상북도경찰청에 이첩하려는 과정에서 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부당한 수사개입이 이루어졌고, 이첩을 진행한 박정훈 수사단장을 항명죄로 입건했으며, 국방부검찰단이 경북경찰청에서 이첩된 수사 기록을 무단으로 회수해 오는 등 일련의 상황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나 다름없었다. 

이러한 가운데 채 상병 사망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를 진행 중인 국방부조사본부는 경북경찰청에 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한 채 대대장 2명 만을 혐의자로 이첩하고 사실상 사건 수사를 마무리해버렸다. 어떻게든 책임의 범위를 축소해보려는 국방부의 간절한 바람은 업무상과실치상 사건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상황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다. 임 사단장도, 국방부도 자신들의 잘못이 무엇인지, 무엇을 사과하고 책임져야 하는지 모른다. 모르는 것보다는 모르는 척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임 사단장에게는 재난 지원 요청 시 신속대응부대 투입 여부를 판단하고, 투입 부대 편제와 투입 계획을 수립하며, 작전 수행에 필요한 지원을 원활하게 할 지휘관의 의무가 존재하지만, 합참의 단편명령에 따라 호우피해복구작전에 투입된 해병대 제1사단 예하부대의 호우피해복구작전 관련 작전지휘권은 없었다. 하지만 임 사단장은 해병대 제1사단의 지휘관으로서 예하 부대에 대한 일반적·기본적인 지휘·통솔권과 인사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실제 작전 현장을 시찰, 지도하며 각종 지시사항을 하달할 수 있었다. 한편, 임 사단장에게는 「부대관리훈령」 제4편 제187조에 제1항에 따라 임 사단장과 같은 각급 지휘관은 관할부대의 모든 활동을 지휘, 감독하며 각종 사고를 예방할 책임이 있기 때문에 지휘관의 의무를 이행하고 지휘권을 행사 과정에서 사고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어야 한다. 

하지만 A병장 소속부대는 대민지원 투입을 위해 부대를 출발하기 전 상관으로부터 임무 투입과 관련한 제대로 된 지침을 하달 받지 못했다. 임무 수행 기간이 언제까지인지, 어떤 임무를 수행하는 것인지, 취침 장소가 어디인지,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게 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고, 결국 삽과 갈퀴만을 챙기게 되었던 것이다. 임 사단장은 각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도 취했어야 하지만 이 역시 하지 않았다. 수행할 임무를 전날 밤에야 알게 된 A병장 등은 위험한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는 임무, 안전에 대해 구체적 교육을 받을 수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A병장 소속부대는 투입 현장 상태를 확인하거나 위험성을 평가할 시간적 여유도 가지지 못했다. 결국 A병장이 구명조끼 등의 안전용품을 갖추지 못한 채 깊은 물속에서 수중 수색을 실시하다가 급류에 휩쓸린 사고의 원인은 수행해야 할 임무와 관련한 지침을 제때 하달하지 않고, 안전용품 준비, 안전교육 등 기본적인 안전 대책에 대한 점검도 실시하지 않은 임 사단장의 업무상과실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임무 투입 이후에도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임 사단장은 안전 조치에는 크게 관심이 없고 임무 투입 장병들이 외부에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에만 골몰했다. 임 사단장의 질책과 지시, 시찰 계획 고지로 인해 A병장 소속 대대는 상당한 압박감 속에서 수중 수색을 준비하게 되었다. 대대장은 사단장의 질책으로 인해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었고 그로 인해 불필요하게 무리한 수색 계획을 수립하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당일 사고 현장인 내성천은 이미 물이 많이 불어나 있었고, 유속이 빠르고 수심도 깊어 사람이 직접 들어가서 실종자들을 찾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물속에 발목까지 들어가도, 무릎 아래까지 들어가도, 허리 아래까지 들어가도, 실종자들을 찾기 어려운 환경이었던 것은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대대장들이 무릎 아래까지 들어가라고 한 지시에 덧붙여 허리까지 들어가기로 결정한 것은 실제 실종자를 찾아내려는 목적보다는 질책하던 사단장이 시찰을 왔을 때 만족하게 하려는 목적이 강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사단장이 보여주기식 수색 임무 수행을 위해 물이 불어나 위험한 하천에 불필요하게 입수 수색을 지시하는 과실을 범했기 때문에 지휘계통에 따라 연쇄적으로 더 위험한 지시가 이어져 채 상병이 사망하고 A병장 등이 상해를 입는 사고에 이르렀다는 점은 명확하다.

또, 임 사단장은 알려진 것처럼 사고 당일 아침 정훈공보실장의 보고를 통해 장병들이 하천에서 수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하였다. 게다가 본인이 전날 입수수색을 지시했기 때문에 당연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각종 사고를 예방할 책임은 팽개쳤다. 수중수색의 필요성과는 별개로, 수중수색을 실시하기에 앞서 임 사단장은 마땅히 확인했어야 할 것들이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상류 댐의 개폐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낙동강홍수통제소는 故채수근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후 채 상병을 수색하기 위해 내성천 상류의 안동댐, 임하댐, 영주댐 등 3개의 수문을 모두 닫았다. 구조 당국은 유속이 빠르다는 의견을 홍수통제소에 제시했고,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수문을 닫았으며, 수문은 채 상병의 시신을 인양한 후 7월 20일부터 다시 개방하였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들 댐이 7월 14일부터 안동댐은 초당 최대 800T, 영주댐은 초당 최대 700T, 임하댐은 초당 최대 400T의 물을 방류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임 사단장은 상류에서 댐을 방류하고 있는지 확인하거나, 방류하고 있다면 수중 수색을 위해 수문을 닫을 방도는 없는지 등의 대책을 강구하는 절차 등은 전혀 밟지 않고 상류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방류되고 있는 하천에 채 상병과 A병장 등을 그냥 입수시켰다. 이처럼 임 사단장이 피해자 등이 수중 수색에 투입될 것이란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안전과 관련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업무상과실을 범하여 임무 투입 한 시간 만에 사고가 발생하고 만 것이다.

임 사단장의 이러한 행태는 직권남용이기도 하다. 임 사단장은 합동참모본부의 단편명령에 따라 호우피해복구작전에 투입된 예하부대에 대한 작전지휘권은 없었지만, 일반적, 실질적 지휘권과 인사평정권을 가진 지휘관으로서 직접 작전 현장을 시찰하고 지시사항을 하달했으며 임무 수행을 평가하고 질책하는 등 지휘관의 고유 권한을 행사했다. 게다가 편제에 따른 지휘관인 육군 제2작전사령관이나 50사단장이 작전 지휘를 하거나 작전 상황에 관여한 정황도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앞서 살펴본 임 사단장의 업무상과실 역시 그가 직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임 사단장은 인사평정권과 지휘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안전 관리 의무는 다하지 않은 채 예하 부대 현장 지휘관들에게 목적이 불분명한 무리한 수중 수색을 지시함으로써 여러 사람을 생사의 기로에 서게 하는 직권남용을 범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러한 임 사단장의 위법 행위를 수사하여 처벌하기는커녕, 도리어 그를 지키기 위해 권력형 외압까지 서슴지 않는다. A병장은 아직 현역으로 복무 중이다. 아들이 아직 군대 내에 있으니 어머니가 고발을 결심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가 사실상 진상 규명과는 거리가 먼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고, 이렇게 사건 수사가 유야무야되면 추후 다른 피해자들의 피해 구제도 쉽지 않아질 것이란 판단하에 고발에 이르게 된 것이다.

진실은 더욱 자명해지고 있다. 죄 있는 사람의 죄는 갈수록 분명해지고, 이를 감추려던 이들은 숨고 도망가기 위해 정신이 없다. 대통령실 외압 의혹에 관계된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임기훈 국방비서관 교체 계획이 발표되더니, 급기야 이종섭 국방부장관 교체를 위해 국정감사가 1개월 남은 시점에 개각설까지 흘러나왔다. 외압의 핵심인 장관이 직을 버리고 도망가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에서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가 검토되자 사의 표명까지 받아냈다. 전례없는 초유의 사태가 매일 벌어지며 장관까지 경질되는 마당에 임 사단장은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사단장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제 피해자 가족이 직접 임성근 사단장을 고발한다. 외압으로 얼룩져 꼬여버린 사건의 출발은 여전히 임성근 사단장이다. 임 사단장의 죄책이 명백히 드러나는 순간, 외압에 관계된 모든 이가 유죄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엄정한 수사로 임 사단장의 범죄 행위를 낱낱이 밝혀내길 바란다. 하나 뿐인 아들을 잃은 채 상병 유가족과 A병장을 비롯한 피해자들, 그리고 마음 졸였을 그 가족들이 진실에 닿을 수 있는 길은 그것 뿐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2023. 9. 13.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

해병대 실종자 수색 사건 생존 피해자 어머니 입장문

참담하고 한편으론 몹시 두려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제 아들이 온 가족의 걱정을 안고 입대하던 날이 떠오릅니다. 늘 밝고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혹여 기차역 주변의 노숙자들을 보더라도 나중에 어려운 사람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던 아이였습니다.

 

고등학교도 특성화고의 보건간호학과를 선택해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가져왔고 사람들을 구조하는 일을 하고 싶다며 대학도 소방학과에 지원했습니다. 급기야는 입대전 코로나19 민간파견인력으로 자원해 코로나에 감염된 환자를 돌보는 일까지 하며 걱정과 자랑스러움을 한번에 주던 아들이었습니다. 해병대에 지원한 이유도 후일 사람들을 구해내는 일을 하기 위해서 좀 더 유리한 조건이라며 가족을 설득했습니다.

 

그 힘든 해병대 훈련소 생활을 극기 주까지 무사히 마치고 첫 면회에 가슴에 빨간 명찰을 달고 팔각모를 쓴 채 거수경례를 하던 자부심 넘치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월성 원자력 발전소에 있는 해병대 진지로 파견을 갔을 때는 방사능 걱정을 하는 저에게 엄마, 내가 지금 여길 안 지키면 대한민국 국민들이 얼마나 불안하겠어라는 말도 했었지요

 

이후에도 휴가를 나오면 해병부심으로 가득찬 아들과의 대화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 이었습니다. 남들은 한 번도 가고싶지 않다는 군대를 엄마, 나 해병대 부사관에 지원해볼까? 아니면 학교 졸업하고 해병대 장교가 되는건 어때?” 하기도 했고 친구들에게도 타군가지말고 해병대 지원하라며 독려하던 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사고이후 이런 대화는 모두 사라져 버렸습니다.

 

자신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생으로 돌아온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첫 울음은 엄마, 내가 수근이를 못잡았어..” 였습니다. 사고가 있었던 날 이후 즉시 외박이 안돼면 영내면회라도 신청하려 했지만 신청도 안됐을뿐더러 제 아들녀석도 엄마, 수근이를 먼저 잘 보내주고 싶어요라며 면회를 오지 말라는 말을 하더군요.

 

사고 이후 아들을 처음 볼 수 있었던건 17일이 지난 84일입니다. 늘 잠꾸러기 였던 제 아들은 집에 온 하루도 편하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땀을 뻘뻘흘리다 깨기도 하고 울면서 깨기도 했습니다.

 

사고 이후 저는 제가 가진 모든걸 동원해 그 사고에서 생존해 돌아온 모든 아들들을 돌봐달라는 부탁을 여기저기 했습니다. 그러나 들리는 말은 사령관이 생존장병을 모아놓고 했다는 말이 사과가 아니라 힘들겠지만 수근이는 잊지 말돼 언제든 전투가 가능하게끔 준비하라고 했다더군요. 정작 입수명령을 내렸던 사단장은 현장에서 포병대대가 제일 문제라며 잔뜩 혼을 낸 이후로는 본적이 없다고 합니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영주댐과 안동댐에서 수문을 열고 초당 45톤씩의 물을 방류 하고 있었다는 기막힌 뉴스를 접하고서 이 사고는 더이상 사고라고도 부르고 싶지 않습니다. 오히려 살인미수에 가까운 일 아닌가요? 그렇게 해병대의 위상을 세우고 싶었다면 사단장은 현장에 몸소 들어가 모범을 보였어야 했던 것 아닌가요?

 

저는 제 아들을 사회에 내보내기 위해 본인의 책임을 다하는 사람으로 키워 왔습니다. 잘한 일에 겸손하라 가르쳤고 화를 내야 하는 것을 구분하는 법을 가르쳤고 잘못한 일에는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하며 책임을 지는 것이 명예라 가르쳤습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던 그것을 그냥 덮고 넘어간다면 나중에는 더 큰 문제로 되돌아오게 된다는 선현의 가르침도 알려 주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해병대가 저의 생각과 같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에 실망감을 넘어 배신감을 느낍니다. 제가 이럴진대 정작 당사자인 제 아들과 함께한 대원들은 오죽 하겠습니까?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말마따나 길가다 마주치는 해병출신들은 서로를 모르더라도 형제처럼 서로를 대해줍니다. 하물며 함께 생활하던 형제를 잃은 아이들에게 해병대는 무엇을 해주고 있습니까?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임성근 해병 제1사단 사단장에게 묻습니다. 당신들은 지난 719일 수해복구작전에 투입된 해병대원들을 전우라고는 생각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그저 당신들의 무사안일, 입신양명을 위한 도구였습니까?

 

돌아오지 못하는 채수근 상병과 그 복구작전인지 몰살작전인지 모를 곳에 투입되었던 대원들 모두 제 아들들입니다. 제 아들들 모두 정상으로 돌려 놓으십시오.

 

대한민국의 장성이라는 분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태도는 현재 군에 있는 장병들과 앞으로 군에 갈 아들들 모두에게 불신만 줄 따름입니다. 지휘관을 믿지 못하는 군이 대한민국을 바로 지킬 수는 없을 겁니다. 저는 이런 참담한 현실에 심장이 뜯겨져 나가는 분노를 표하며 해병 제1사단 사단장 임성근을 고발합니다. 이미 당신이 제 아들들한테 사과할 시점은 지나도 한참 지났습니다.

 

이제 수사에 책임지는 자세로 임하며 해병대의 본 모습을 바로잡으시길 바랍니다. 모든 해병들과 제 아들이 명예로운 해병대원으로 전역할 수 있도록 하셔야 할 겁니다.

 

국민여러분, 제 아들과 당시 투입된 대원들 대부분이 아직 군에 남아 있습니다.

그로 인해 몹시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나 용기를 내어 이 자리에서 호소 드립니다.

지금 제 아들들을 지켜 주실 분들은 오로지 국민 여러분 뿐입니다.

부디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입대한 우리의 아들들을 위해 국민 여러분의 시선을 모아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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