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미디어그룹, 채널A, 아시아경제, 한국경제, 뉴스타파의 본 보도자료 인용을 불허합니다
[보도자료]
군인권센터, 박안수 보석 신청 기각 의견서 제출
- 故박태인 훈련병 어머니 “진상규명 협조하고 증거인멸 안 한다는 감언이설, 믿을 수 없어” -
- 군인권센터는 2025. 4. 28. 윤석열이 선포한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하 계엄사령관으로서 헌정 질서 파괴 시도에 적극 역할하고, 군의 정치적 중립을 무너뜨려 국민의 신뢰를 져버린 내란 사건의 피고인 박안수의 보석 신청을 기각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국방부 중앙지역군사법원에 제출하였습니다.
- 박안수는 비록 현재 직무가 정지된 상태이지만 현직 육군참모총장으로 군정권을 관할하는 위치에 있으며, 군내 최고계급자인 대장이자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라는 상징성과 위계로 인해 여전히 군내에서 유효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내란 사건 재판에는 여러 군인들이 핵심증인으로 출석하였거나, 출석할 예정인데, 이들은 대부분 박안수의 지휘를 받는 육군 소속이고,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박안수의 후배인 사람이 다수이며, 심지어는 박안수가 직접 임명했던 주요 보직자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석방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법정에서 진술하였거나, 향후 진술하게 될 증인들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으며, 군 내외에 내란죄 박안수가 다시 육군을 통솔하는 육군참모총장으로 복귀한다는 잘못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으며, 이는 해당 재판 뿐만아니라 다른 내란 공범들의 재판 전반에 큰 장애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 윤석열이 석방된 상황에서 계엄사령관으로서 주요임무에 종사했던 핵심인물인 박안수마저 석방될 경우, 윤석열 등 다른 공범들과 접촉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결과 자의 또는 윤석열 등으로부터 가해지는 압력에 의해 증거를 은폐, 조작, 인멸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특히 주요 증인들의 증언을 오염시킬 여지도 충분합니다. 박안수가 특수전사령부 헬기에 대한 공역 통제를 무력화시키는 지시를 하달한 의혹,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 이후에 이뤄진 육군 제2신속대응사단이 박안수의 지시에 따라 출동준비에 돌입한 의혹 등 내란죄 구성의 핵심적인 내용을 이루는 주요 공소사실들에 대해 박안수는 이미 주요 증인들의 증언과 배치되는 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수사가 끝나 추가로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없다’는 박안수의 주장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 뿐만 아니라 계엄사령관으로 비상계엄 전후로 내란의 핵심 임무를 수행하였던 박안수가 석방된다면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공범 김용현, 여인형, 이진우는 물론이고 여타 구속된 피고인들 역시 형평성을 운운하며 석방을 요구하기에 이를 수 있어 박안수 석방은 그 자체로 내란 사건 재판 전체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박안수 석방은 헌정질서를 파괴한 중대 범죄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에 대한 ‘법원의 묵인’으로 오판될 수 있어, 군사법원의 권위와 역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 헌법재판소는 이미 국군통수권자의 헌법 위반 행위를 국민의 신임에 대한 배반이라고 설시한바 있습니다. 이러한 사안에 대해 군사법원이 군 수뇌부이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를 석방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이는 정의 실현이 아닌 책임 회피로 비춰질수 있으며,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이후 진행된 군사법개혁과 박정훈 대령에 대한 무죄선고로 어렵게 쌓아온 군사법 신뢰 회복을 위한 모든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게 되고, 이는 자칫 군사법원에 대한 신뢰와 군사법원 존립 자체의 정당성을 국민들이 의심하는 사태로 번질 수도 있습니다.
- 지난 박안수 공판에는 2024. 5. 육군 제12사단에서 발생한 훈련병 얼차려 가혹행위 사망사건의 피해자 故박태인 훈련병의 어머니가 참석하였습니다. 사고 당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에 만전을 기하겠다던 박안수의 약속을 믿었던 박 훈련병의 어머니는 이후 가해자 2명 처벌 외에는 아무런 진상규명도 진행되지 않는 현실에 애통하고 분노하는 마음으로 군에 대한 신뢰를 접은 지 오래입니다. 그러한 가운데 박 훈련병의 어머니는 다시 언론을 통해 내란죄 핵심 피의자가 되어 법정에 선 피고인을 보고 기가 막힌 마음에 직접 법정을 찾았습니다.
- 박 훈련병의 어머니는 아들의 죽음 이후 박안수와 같은 지휘관들이 앞에서는 반성하는 척, 진실을 밝히겠다는 척을 하면서 뒤에서는 전혀 반성하지 않는 모습으로 제 살길을 찾아나서는 것을 자주 목도하였다며 보석을 요청하는 박안수의 행태 역시 결코 믿을 수도, 믿어줘서도 안될 일이기 때문에 석방을 반대한다는 뜻을 의견제출인에게 전해왔습니다. 이 날 재판에는 박 훈련병의 어머니 뿐 아니라 공범인 이진우가 육군 12사단장 시절 예하 부대에서 발생한 故김상현 이병 총기 사망 사건의 피해자 김 이병의 아버지도 참석하였고, 고 윤승주 일병 사망 사건, 고 홍정기 일병 사망 사건의 유가족 어머니들 역시 참석하였습니다. 유가족들 모두 박 훈련병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군 수뇌부의 잦은 거짓말과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감언이설에 속은 경험이 많아 이러한 박 훈련병 어머니의 요구에 십분 공감하며 뜻을 같이 하였습니다.
- 박안수가 보석으로 석방되어서는 안 될 이유는 분명합니다. 지금이야 박안수가 구속된 상태로 아쉬운 것이 많아 저자세로 석방을 요청하고 진상규명에 협조할 것을 약속하지만, 박안수는 육군참모총장이자 계엄사령관으로 시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눈 12.3. 내란의 주모자 중 한 사람이고, 군문 안팎에서 잔뼈가 굵은 최고 지휘관 중 한 사람이라는 점을 절대 잊어서는 안됩니다. 이에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으로 내란죄 피고인 박안수에 대한 보석을 기각하여 줄 것을 요청합니다.
2025. 4. 28.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