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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육군 5사단 GOP, 병사 가혹행위 인지하고도 피해자 방치... 간부들도 가세

작성일: 2023-04-27조회: 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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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육군 5사단 GOP, 병사 가혹행위 인지하고도 피해자 방치... 간부들도 가세

- 피-가해자 분리 한 것처럼 피해자 부모 속인 부대, 입원 중인 피해자에겐 원대 복귀 요구 -

2022년 8월부터 육군 제5사단 GOP에서 전입신병이 상습적 가혹행위, 폭언 등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소속대 간부들은 인권침해 상황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도 관행이란 핑계로 방관했고, 피해자 A이병의 부모가 문제를 제기하였음에도 피-가해자 분리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한 달 가까이 2차 피해가 발생했는데 이 역시 방치했다고 한다. 건강하게 입대하였던 A이병은 3개월여 간 이어진 괴롭힘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6개월 가까이 정신과 병동에 입원 중인 상황이며, 민간병원과 군병원 주치의 모두 부대 복귀가 어려운 심각한 상태라는 소견을 여러 차례 제시한 바 있다.

1. 육군 제5사단 GOP에서 발생한 가혹행위, 폭언 등 괴롭힘

피해자 A이병(현재 일병)은 2022년 8월 말 육군 제5사단 GOP에 배속되었고, 상황병 보직을 받았다. 해당 부대에서는 상황병 신병이 오면 통상 3~5주 정도의 인수인계(교육) 기간을 갖고 본 근무에 투입하였다고 하는데, A이병은 2주의 인수인계 기간을 부여받았다. 몇몇 업무를 제외하고는 문서화 된 업무 메뉴얼이 없었기 때문에 A이병은 선임들이 가르쳐주는 것들을 모두 수첩에 적었고, 근무 투입 전에는 미리 휴게실에서 메모를 읽고 들어갔다. 그마저도 제대로 가르쳐준 것은 별로 없었다고 한다.

문제는 가해자 B상병(현재 만기전역) 등 상황병 선임들이 갓 전입온 신병인 A이병이 업무에 미숙하다는 이유로 상습적으로 폭언, 가혹행위를 일삼았다는 점이다. B상병은 A이병이 처음 접한 업무나 잘 모르는 것이 생겨 질문을 하면 짜증을 내며 “닥치고 기다려라” 등의 폭언을 했다. 한 번은 B상병은 근무 중에 e북리더기로 소설을 보고 있었는데 질문을 하였더니 화를 냈다고 한다. 이처럼 질문에는 제대로 대답해주지 않으면서 A이병이 실수를 하면 “내가 가르쳐주지 않았냐?”며 화를 내고 욕설을 하였으며 가르쳐주지 않은 것을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쟁이로 몰아가며 또 폭언했다. 메모를 하는 것도 ‘그런 걸 왜 적냐’며 좋지 않게 보고 폭언하였다고 한다.

9월 초에는 A이병이 부대운영일지를 작성하기 위해 이전 일지를 살펴보던 중 이상하게 작성된 부분이 있어 B상병에게 이를 질문한 일이 있었다. B상병은 A이병의 선임이자 자신의 후임인 C일병이 작성한 것이라며 A이병으로 하여금 C일병에게 “왜 이렇게 좆같이 적었냐?”라고 말할 것을 지시하였다고 한다. A이병은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으나, B상병과 D상병 등은 C일병에게 A이병의 발견으로 실수를 찾았다며 핀잔을 주었다. 이마저도 나중에 알고보니 C일병의 실수가 아니었다고 한다. 비단 A일병만이 타겟이 된 것은 아니고, 부대 전체에 폭언과 괴롭힘이 만연해 있던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근무에 투입된 지 채 1주일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대 전화번호부와 파견 간부 이름 등을 다 암기하지 못하고 노트를 찾아보고 있다는 이유로 폭언하는 등 암기를 강요하기도 했다. (다른 선임병들도 암기하지 않고 노트를 보고 업무를 한다고 함) 이 외에도 개인정비시간에 침대에서 다리를 꼬고 있거나, 독서를 하거나, 스마트폰을 보고 있으면 못하게 하거나 욕을 하였고, 사이버지식정보방도 일정 계급 이상만 사용할 수 있었으며, 후임들의 수첩을 선임들이 열어본다거나 일, 이병들이 동기들끼리 모여 얘기하는 것도 통제하는 등 병영부조리도 다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제대로 일을 배우지도 못한 상황에서 A이병은 2주만에 인수인계를 마치고 9월 중순 경 단독 근무에 투입되었다. 보통 3~5주간 이루어지는 인수인계 기간을 2주로 줄인 것은 B상병이 교대자 수를 늘려 편하게 근무하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A이병이 해본 적 없는 업무를 간부들로부터 지시받아 당황하면, 선임병들은 문책을 피하기 위해 “내가 안가르쳐줬냐?”며 폭언하여 상황을 모면하고자 했고, 일을 가르쳐줄 때에도 실수를 하면 수시로 욕설과 폭언을 했다. 단독 근무 중에 실수가 발견되면 자고 있는 중에도 선임병들이 깨워 폭언하였고, A이병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고생한다며 압박을 하기도 했다. 이 모든 일이 전입온 지 1개월도 지나지 않은 이병에게 가해졌다.

결국 선임병들은 A이병에게 인수인계기간을 1주일 간 추가로 부여하기로 하고 B상병에게 이를 맡겼다. 그러자 B상병은 크게 화를 냈고, 욕설을 퍼부었으며 의자를 발로 밀치며 “어, 이러면 네 몸이 흔들리는구나”, “내가 이러니 화나냐? 말 놓을까? 말 편하게 해봐?”라며 책상을 치는 등 물리적 가해까지 하였다. A이병이 위축되어 목소리가 작아지면 크게 대답하라 하고, 대답을 하면 윽박질렀다. 2차 인수인계 중 하루는 앞으로 실수하면 A이병이 자고 있을 때 생활관 불을 켜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피해가 가게 할 것이라던가, 기수열외시킬 것이라고 겁박하기도 하였다. B상병은 대놓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A이병을 비난하는가 하면, “너에 대한 기대치는 계속 내려간다”고 가스라이팅하고 일을 시키고 1분 안에 마무리하라는 등 부당한 행태는 매일매일 반복되었다.

견디다 못한 A이병은 9월 말 선임 중 상담병사인 D상병에게 보직 변경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보직과 관련한 D상병의 설명을 듣고 보직 변경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튿날 B상병은 어떻게 알았는지 A이병에게 보직 변경 요청 건을 언급하며 비아냥대고 화를 냈다. A이병은 이 무렵부터 B상병을 만날 일이 생기면 공황 증세를 느꼈다고 한다.

2. 피해상황을 직접 보고도 방관, 가세한 소대장

문제는 해당 GOP 소초장(이하 ‘소대장’)이 이러한 상황을 직접 상황실에서 근무하며 대부분 목격하고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으며, 심지어는 폭언에 동참하기도 하였다는 점이다. 소대장은 B상병이 폭언, 욕설하는 것을 보고도 묵인하였고, 제지조차 하지 않았다. 암기강요를 하며 폭언하는 모습도 다 지켜본 뒤에야 “그런 것은 천천히 외워도 된다”고 이야기하는 등 문제의식 자체를 가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소대장 본인도 종종 폭언을 일삼았다고 한다. A이병이 첫 단독근무에 투입된 9월 중순 경, 근무시간이 되어 상황실로 들어온 A이병에게 “너 눈치 없어? 우리 이야기하고 있는데 왜 들어와?”(다른 병사와 이야기 중이었음)라며 소리치고, 당황한 A이병에게 “너 표정이 왜 그래? 근무 들어가기 전부터 그런 식으로 표정 지으면 너랑 일할 맛이 나겠냐?”라고 짜증을 냈다. 그러더니 전화 받는 태도를 꼬투리잡고, 부대운영일지를 뒤져가며 실수한 부분을 다 찾아내 야단쳤으며 왜 인수인계를 2주밖에 받지 않았냐고 트집잡기도 하였다. (A이병은 선임병들이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다.)

A이병이 B상병에게 2차 인수인계를 받을 때 B상병이 30여분 간 계속 화를 내고 A이병이 눈물을 글썽이자 이를 지켜보고 있던 소대장은 B상병을 제지하기는커녕 “눈물이 진심처럼 느껴진다. 모르면 물어봐라. 벼랑 끝에 서있는 것 같아서 이렇게 조언해준다.”며 위로를 했다고 한다. 또 소대장은 B상병이 A이병이 실수하면 자고 있을 때 생활관 불을 켜겠다고 겁박할 때 A이병이 “예”라고 대답하자 화를 내며 “그렇게 대답하면 안된다. 네가 그렇게 대답하면 생활관 애들이 피해를 본다. 책임질 수 없는 말을 왜 하냐.”고 B상병을 거들었다고 한다. 소대장의 비호 속에 안하무인이었던 B상병은 가끔 다른 간부가 A이병을 야단치고 있으면 흥분해서 간부에게 “잠깐 조용히 좀 하십시오”라고 얘기하고 자기가 A이병을 대신 야단치기도 했다는데, 소대 전체가 엉망진창으로 운영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 피-가해자 분리 안하고 2차 피해 방치한 소속 부대

9월 말, A이병의 부모님은 아들과의 통화 도중 기운이 없고 목소리도 좋지 않아 이상하게 여겼고, A이병은 부모님에게 B상병 등의 괴롭힘으로 부대 생활에 어려움이 있음을 토로하였다. 이 날은 A이병이 상담병사에게 보직 변경 의사를 밝힌 날이었다. 부모님은 아들도 성인이고, 군 생활 중이니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만나서 아들의 고민을 들어주어야겠다는 생각에 일단 면회를 가기로 하였다고 한다. 다만 A이병의 소속 부대가 어디인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해 국방부를 통해 5사단에 연락을 취했다.

처음 부모님을 응대했던 것은 부소대장이었다. 부모님은 다른 말 없이 A이병이 어떠냐는 질문을 했고, 부소대장은 성실하고 착하며 걱정할 것 없으며 주기적인 면담과 관리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부모님은 잘 챙겨달라는 이야기를 남겼고, 부소대장은 소대장 전화번호를 안내해주었다. 다만 부모님은 이때 소대장에게 직접 전화를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튿날 A이병이 보직 변경을 고민했었다는 사실이 B상병에게 알려지고, B상병이 이를 빌미로 또 괴롭혔고, 부모님 역시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민 끝에 부모님은 소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시 소대장은 휴가 중이었다. 부모님은 소대장에게 A이병이 잘 적응하고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소대장은 “가르쳐주는 상병이 답답해한다.”며 B상병 편을 들고, A이병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했다. 소대장도 B상병이 A이병을 괴롭히는 상황을 다 목격하고 있었고, 그럼에도 이 상황을 오히려 A이병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부모님은 A이병이 공황을 겪고 있는 상태에 대해 말해주며 면회를 요구했고, 소대장은 부대로 돌아가 조치를 취해보겠다고 했다. 

소대장은 부대로 돌아가 A이병과 면담을 진행했는데, 앞으로 잘 이끌어줄테니 부모님에게 잘 이야기해달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심지어 다음 날 부모님과 면회할 때 B상병이 전출 갔다고 말해주면 안되겠냐는 말도 했다. 거짓말을 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면서 B상병도 불쌍하니 선처해달라며 그날 잠은 간부생활관에서 자라고 했다. 사실 소대장은 이에 앞서 B상병과 면담을 하였다고 하는데, 이때 B상병으로부터 “부대에 나 말고도 문제가 많지 않느냐?”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때문에 A이병의 피해를 사건화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조용히 처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A이병은 다음 날 중대장, 소대장과 함께 부모님을 면회했다. 중대장은 A이병과 B상병을 모두 전출할 것이라고 얘기했고, 부모님은 피해자가 왜 전출을 가냐고 항의하였다. 그럼에도 A이병의 향후 군생활을 걱정하며 중대장에게 분리가 제대로 되면 선처할 생각이 있다는 말도 남겼다고 한다. 그런데 부대로 돌아온 뒤 중대장은 A이병을 같은 GOP내 다른 곳으로 옮기고, B상병은 계속 상황병 일을 맡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B상병으로 하여금 A이병에게 사과하게 하였는데, B상병은 마지못해 “그래 미안하다고 치자”라고 얘기했다. 진심으로 사과도 받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이 낯선 곳으로 가야하는 상황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A이병은 자신이 남고 B상병을 옮겨줄 것을 요구했고, 결국 그렇게 되었다.

하지만 이는 피-가해자 분리라 보기 어렵다. 이후로도 A이병과 B상병은 한 GOP 내에 있으면서 매일 마주치고, 무전 등을 통해 업무상 소통도 해야했다. 실제로 B상병은 10월 한달 동안 A이병을 길에서 만나면 말을 걸거나 “뛰어가는게 X나 귀엽네”라고 혼잣말을 하거나, A이병이 하는 말을 따라하는 등 2차 가해를 하였다고 한다. 무전으로도 A이병에게 질문을 하고 당황한 A이병이 답을 빨리 못하면 “대답 안해? 얘 또 대답 안하네”라고 모두가 무전으로 들을 수 있게 얘기한 적도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다른 병사들도 A이병이 들으란 듯 큰 소리로 “B가 억울해 하고 있다”고 얘기하는 등 A이병이 도리어 부적응자로 낙인찍혀 2차 피해를 겪었다고도 한다. 이렇게 한 달 간 가해자와 한 공간에서 계속 지내던 A이병의 건강상태는 급격히 안좋아졌고, 이를 뒤늦게 부모님이 알게 되면서 민간병원으로 진료를 보러가게 된다. 진료를 보러 가기 전 날 저녁점호 시간에 A이병이 나타나지 않자 B상병은 당직사관에게 “정신병자는 왜 안옵니까?”라고 큰 소리로 얘기하는 등 A이병을 공개적으로 모욕주었다고 하는데 당시 부대 내에서 벌어진 2차 피해가 어떤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소대장 역시 피-가해자가 매일 마주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저 방치할 뿐이었다. 심지어 부모님이 중대장에게 피-가해자 분리가 되지 않은 점에 대해 항의하자 중대장은 “피해자와 B상병은 직책과 임무가 달라 마주칠 일이 없다”는 거짓말까지 했다고 한다.

4. 계속되는 육군의 이상한 후속 조치

A이병의 부모는 당초 청원휴가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고, 개인 연가를 써서 정신과 진료를 보러 갔다. 민간 병원 주치의는 A이병을 진료한 뒤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하여 폐쇄 병동에 입원시켰다. 그런데 입원 후 병가 신청을 위해 부모님이 부대에 의사 소견서 등 의무기록을 보내주자 행정보급관은 자기가 봤을 때는 이 정도면 데리고 와서 약 먹으면 될 것 같다며 복귀해야 될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주치의의 반대로 복귀는 되지 않았으나, 행보관은 병가를 받으려면 임상심리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등 A이병의 상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요구를 계속 이어갔다. 결국 A이병은 더 큰 병원으로 전원하여 임상심리검사를 받았고, 병가를 받을 수 있었다. A이병이 거쳐 간 민간병원들은 대부분 A이병의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자살사고도 크다며 부대 복귀가 어렵다는 소견을 내놨다. 이때만 해도 A이병과 부모 역시 회복 후 다시 부대로 돌아가 군 복무를 마칠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A이병이 입원 중이던 2022년 12월, 수사관과 소속 연대 여단장이 부모님에게 현역부적합심의 신청에 대해 안내했고, 의사의 판단과 여단장의 안내를 들은 부모님은 2023년 1월에 현부심을 신청하게 된다.

이후 군병원에서도 A이병을 ‘부대 내 부조리 겪은 이후 발생한 증상으로 인하여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군 복무 상의 상당한 제한점이 예상된다.’고 하였고, 트라우마로 인해 군이 아닌 민간에서 계속 진료 받을 필요성도 인정되어 병가 기간 종료 후에도 민간 병원 위탁 절차를 통해 민간에 계속 남아있을 수 있도록 조치도 해주었다. 

그러나 무슨 영문인지 지상작전사령부는 2월과 3월 2회에 걸쳐 계속하여 현부심에서 ‘계속복무’ 결정을 하고 있다. 소속 사단인 5사단에서 고위험군으로 분류했음에도 지작사가 계속하여 원대복귀 결정을 하고 있는 이유는 A이병이 과거에 건강했기 때문에 충분히 복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주치의, 군병원 모두 한 목소리로 A이병은 현재 군으로 돌아갈 상태가 아니며 복귀 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멀쩡히 입대하였는데 괴롭힘과 부대의 방치 속에 병을 얻은 A이병은 이제 부대로 복귀해야 한다는 두려움까지 앉고 기약 없는 치료만 계속 이어가고 있다.

5. 육군 5사단 군사경찰의 미온적 조치 속에 만기전역한 가해자

A이병의 부모님은 A이병이 입원한 뒤 2023. 11. 11. 육군 군사경찰실과 국민신문고, 국방헬프콜 등에 병영부조리 및 2차 피해, 부대의 방치에 대해 확인해줄 것을 요청하는 민원을 제기하였다. 그런데 입원으로부터 1주일만에 소속 여단에서는 2차 피해가 없었다고 결론 지었고, 사단 감찰 역시 조사에 소극적이었다고 한다. 5사단 군사경찰대대는 ‘민원조사’ 명목으로 범죄혐의를 인식하여놓고도 수사로 전환하지 않고 조사만 진행하다가 2022년 12월 말이 되어서야 부모님에게 조사 결과롤 통보했고, 부모의 형사처벌 의사를 확인한 뒤에야 이를 수사로 전환하여 육군 수사단으로 기록을 이첩했다. 결국 B상병은 2023년 2월, 군에서 제대로 수사도 받아보지 않고 유유히 전역하고 말았다. 이에 A이병 측은 B상병을 상해죄 등으로, 중대장, 소대장을 직권남용 등으로, 사건을 맡았던 5사단 군사경찰 조사관을 직무유기로 고소하여 현재 B상병은 민간경찰에서, 중대장, 소대장, 조사관은 군사경찰에서 수사 중인 상태다.

6. 결론

근무 긴장도가 높고 총기를 사용하는 GOP에서의 괴롭힘, 가혹행위는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 최근 육군 제12사단 GOP에서도 총기 사망 사건이 발생한 바 있는데, 이 역시 이병에 대한 선임병들의 괴롭힘이 원인이 되었다. 부대 간부들이 부대를 제대로 운영하지 않고, 부조리가 있다는 것을 버젓이 알면서도 방치해뒀다는 점도 흡사하다. 

이 사건은 부조리가 만연했던 GOP 부대에서 선임병이 후임병을 괴롭혔고, 피해자가 이를 신고했으나 쉬쉬하면서 피해자를 방치, 2차 피해까지 야기한 전형적인 군대 내 인권침해 사건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후 지지부진한 조사, 가해자 감싸기 역시 마찬가지다. 피해자가 전혀 군복무를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고, 자신들이 직접 권유해놓고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현역부적합심의에서 계속 복무 판정을 내는 행태 역시 A이병 측이 중대장, 소대장 등을 고소한데 대한 보복은 아닐까 우려스럽다. 건강하게 군에 입대하여 군의 과오로 군 복무를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는데 계속 복무를 요구하며 붙잡아두는 지상작전사령부의 판단은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A이병과 그 가족은 B상병이 진심으로 사과만 하면 선처해줄 생각이 있었으나 B상병 측은 사과는 커녕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피해자를 비난하기도 했다. 경찰은 엄정한 수사를 통해 가해자를 엄단함은 물론, 피해자를 방치하고, 피해자 부모를 속이려 한 중, 소대장과 사태를 이 지경에 이르게 한 여단장, 사단장 등에 대한 책임도 명명백백히 물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를 계속 병원에 방치해두고 원대 복귀를 요구하고 있는 지상작전사령부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계속되는 사망 사건과 일련의 인권침해 사건을 보면 최근 군의 인권 감수성이 계속 퇴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부대마다 사건이 터지면 감추고 쉬쉬하는데 집중하고, 피해자를 방치해두는 잘못된 행태가 반복적으로 포착되고 있다. 이는 군 수뇌부의 인식이 그와 다르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경향성은 늘 큰 사고로 이어졌음을 주지하고, 사건 관계자들을 엄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아울러 A이병에 대한 방치를 중단하고 A이병이 피해를 온전히 회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들을 신속히 취해야 할 것이다.

2023. 4. 27.

군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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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알림] 육군 제5사단 병사 인권침해 기자회견에 관련 육군 측 입장에 대한 군인권센터의 입장(2023.04.07. 오후 17시 발표)

□ 육군은 '피-가해자를 분리했으나 이후 피해병사가 가해자의 사과와 직책조정 후 임무수행을 요청해 가해 병사의 생활관 및 보직을 변경했다'며 피-가해자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 대해 변명하였으나 사실이 아닙니다.

□ 피해자는 일관되게 피-가해자 분리를 요구하였으며 가해자의 사과와 직책 조정으로 피-가해자 분리를 대신하겠다는 의사는 표명한 적이 없습니다.

2022. 10. 4. 소속부대 중대장과 간부 1명이 피해자를 찾아와서 '피해자는 GOP 내 다른 직책으로, 가해자는 상황병으로 남을 것'이라 설명하였고, 이에 피해자는 '상황병으로 남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자 중대장은 생각해보겠다고 말하며 가해자가 사과를 할 것이라 하였고, 가해자가 "그래 미안하다고 치자"라고 사과 아닌 사과를 한 것입니다.

사과 이후 피해자는 소대장에게 '가해자의 사과에 진심이 느껴지지 않고, 자신의 직책이 조정되는 것은 희망하지 않는다'고 재차 의사를 밝혔습니다.

잠시 뒤 중대장이 다시 피해자를 찾아와서 '가해자가 사과도 하지 않으려고 하였는데 많이 노력한 것이다'라고 말하며 피해자가 보직을 옮길 것을 계속 요구하였고, 중대장과 같이 있었던 다른 간부는 '타협이 안된다면 둘 다 전출을 시키겠다'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우여곡절을 겪은 뒤에야 피해자가 상황병으로 남고 가해자는 직책만 조정되는 결론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 피해자는 사과 후 직책 조정-분리 철회를 요구한 바가 없으며, 중대장, 소대장 등 간부들이 먼저 직책 조정으로 사안을 마무리하는 방안을 정해와서 피해자가 수용해줄 것을 요구하는 과정만 있었을 뿐입니다.

□ 중, 소대장의 요구를 강하게 거부하기 어려운 위치인 이병이 어쩔 수 없이 수용한 것을 두고 마치 피해자가 피-가해자 분리를 원치 않았던 것으로 호도하는 육군의 설명에 유감을 표합니다. 육군의 인식이 이러하니 문제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것입니다.

□ 아울러 육군은 피해자가 부대로 복귀하기 어렵다는 주치의 및 군병원의 진단, 소견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원대복귀 결정을 하고 있는 까닭에 대해서도 설명하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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