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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해병대 마린온 추락 사고 2주기, 故 노동환 중령 부친 추모사

작성일: 2020-07-17조회: 1933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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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마린온 추락 사고 2주기, 故 노동환 중령 부친 추모사 

 

□ 2020. 07. 17. 은 해병대 마린온 상륙기동헬기 추락 사고 2주기로, 포항 해병대 1사단에서 추모식이 엄수되었습니다.
 

안타까운 해병대 마린온 상륙기동헬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지 2년이 지났지만 사건의 진상과 책임은 여전히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순직자 유가족들은 이러한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바라고 있습니다.
 

이러한 뜻을 담아 금일 포항에서 열린 2주기 추모식에서 故 노동환 중령의 부친께서 말씀하신 추모사의 전문을 알립니다.
 

故 김정일 대령, 故 노동환 중령, 故 김진화 상사, 故 김세영 중사, 故 박재우 병장의 명복을 빌며, 김용순 상사의 쾌유를 바랍니다.

 

[별첨] 故 노동환 중령 부친의 ‘해병대 마린온 상륙기동헬기 추락 사고 2주기’ 추모식 추모사 

 

2020. 4. 24.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

[별첨]

해병대 마린온 상륙기동헬기 추락 사고 2주기 추모식 추모사

 

 저는 유족들을 대신하여 말씀을 드릴, 전 해병1사단항공대 정보작전과장 노동환 중령의 아버지 노승헌 입니다.

 

 바쁘신데도 마린온 상륙기동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해병들을 기리기 위해 오신, 귀빈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사고 당시 조문을 와 주신 분들과, 같이 마음 아파해 주셨던 많은 분들께도 늘 고맙게 생각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 추모행사 때마다 수고해주시는 대한민국 해병대와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추모식을 주관하시는 이승도 해병대사령관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장마철 옥외행사이기에 비가 올까 걱정인데, 늘 좋은 날씨인 걸 보면 순직한 해병들이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살아서는 조국을 지키고, 하늘에서 천국을 지키는 대한민국 해병답게 내려다보며, 행사 날 날씨도 좋게 하고 가족들을 보살피고, 항공대 전우들도 지켜주고 있다고 믿습니다. 늘 함께 하고 있다고 전 느낍니다.

 

 5인의 해병은 하늘로 떠나 영원한 해병이 되었지만, 가족들에게는 돌아오지 않는 해병입니다. 한 아버지는 새벽녘이면 가슴이 아픈 건지 마음이 아픈 건지 속이 아파 눈을 뜨고, 원통함과 한숨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한 어머니는 금요일 늦 저녁이면 집에 오던 아들이, “엄마 배고파 밥줘”라며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 듯하여, 찬밥으로 남는 줄 알면서도 아들의 더운 밥을 한 그릇 지금도 담아 놓고 있답니다. 자식을 군에 보내놓고 가끔 보던 부모도 이러는데, 매일 아침저녁을 챙기던 아내들의 마음은 어떨지 헤아릴 수도 없습니다. 또 평생을 아버지의 부재에 대해, 살아가며 느낄 아이들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고, 무거울지… 짐작조차 안됩니다. 한 번 알려주십시오? 저희 유족들이 무슨 잘못을 하였습니까? 아들과 남편과 가족을 잃을 만큼 저희가 무슨 죄를 지었습니까? 죄라면 자식을 해병대에 보낸 죄밖에 없지 않습니까?

 

 개인적인 이야기를 잠깐 드리겠습니다. 저는 제 아들이 자신감을 갖고 세상을 당당히 살아 가도록 길렀으며, 그러기 위한 과정의 하나로 해병대에 입대하라고 어려서부터 얘기했습니다. 유치원 때 수영을, 중3 때 뉴질랜드 남섬에서 약 50미터 번지점프를, 고교시절 이 곳 포항 해병사단의 해병대캠프를, 대학에 들어가자 1년 넘게 매 주말이면 북한산 인수봉을 암벽등반으로 부자가 함께 넘어다녔습니다. 겨울에는 빙벽훈련을 같이 했고, 설악산 죽음의 계곡을 눈이 5미터 이상 쌓인 와폭지대에서 대청봉으로, 다시 화채능선에서 염주폭으로 내려오는 동계 전문등반훈련을 함께 했습니다. 또 겨울산악훈련에는 스키가 필수이므로 당연히 스키훈련을 시켰고, 스쿠바다이빙 훈련도 시켜 해병대에 보냈습니다. 다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그런 자식들이기에 잘 키웁니다마는, 저 역시 제 스타일로 열심히 키워 해병장교가 되게 하였습니다. 아들은 임관 후 73대대에서 열 차례 이상의 공수강하를 하였고, 해병대에 날개를 달겠다는 항공단 창설의 열망을 안고 조종장교 1기 헬기조종사가 되었습니다. 그러기에 제 아들은 적지에 불시착하여도 살아 돌아온다는 확신을, 저는 갖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힘든 훈련을 다 이수했기 때문에… 그런데 왜 떠나야 했을까요?

 

 로터 마스트라고 하는 헬기의 프로펠러 기둥이 부러져, 헬기가 거꾸로 바닥에 패대기 쳐졌기 때문입니다. 다 찌그러지고 화재가 나, 다섯 해병은 순직하였고 한 해병은 거의 순직할뻔 하였습니다. 직접 원인은 AH에서 납품한 로터 마스트 파단입니다. 왜 파단이 났나 하면, 공정 불량이랍니다. 쇠를 공기 중에서 식혀야 하는데 물로 식혔답니다. 그럼 그것을 모르고 한국에 보냈냐? 아니랍니다. 알면서 대충 보완 해서 보냈답니다. 그러면 어떤 이유로 대충해서 보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돈 욕심과 인명경시 태도 아니겠습니까? 품질보증 시스템 또한 엉터리이고요. 완성품을 만드는 KAI는 아무 검사도 없이 그냥 믿고 채용하여, 사고 난 마린온 2호기와 육군의 수리온 헬기 2대에 장착하였답니다. 헬기는 전투기처럼 비상사출장치도 없고, 비상시 활강비행 할 고정날개도 없습니다. 낙하산도 없이 저고도로 비행하기에 기체의 안전성이 더욱 높아야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헬기의 모든 중량을 받으며 엔진의 힘을 프로펠러에 전달하기 때문에, 고속 회전과 진동을 견디어야 하는 단 한 개밖에 없는 기둥이 로터 마스트입니다. 안전에 가장 중요한 핵심부품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다루었답니다.

 

 얼마 전 미군 헬기 한대가 서울 한강변에 불시착하여 소동이 났는데, 원인은 엔진 결함이라고 합니다. 조종사가 결함을 발견하고 긴급착륙이란 비상시 대책을 작동시킨 것입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엔진이 멈췄을 때도 나름의 대책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로터 마스트가 부러지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이 있을까요? 없습니다, 119가 에어매트리스를 들고 따라 다니며 방석 깔아 줄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이 없습니다. 그래서 가장 안전에 중요한 부품입니다. 따라서 방법은 단 하나, 사고를 발생시킬만한 원인들에 대해 발생가능성을 낮추는 대책을 수립 하는 것, 즉 예방대책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로터 마스트를 AH는 공정불량인걸 알면서 KAI에 보내고 KAI는 그냥 장착했답니다. 실질적으로 사고를 일으킨 것과 다름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참혹한 결과가 나온 겁니다. 우연이 아닌 참혹한 필연… 도대체 AH와 KAI같은 이런 엉터리들을 항공기회사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아이들의 모형비행기 프라모델 제조회사라면 모를까…

 

 추락사고 후 보완대책이 발표 된 걸 보도를 통해 들었습니다. 로터 마스트와 기어박스 등 비행안전품목에 대해 프랑스 정부가 국제품질보증을 수행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보완책을 수립했다니 항공대대 해병들의 안전을 위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만…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사고 전에 미리 이런 보완책들을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을까요? 인간의 머리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이기에, 사고 후에나 겨우 알게 되었는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제 판단으로는 일반 제조업체에서 품질 업무를 하는 사람이라면 알만한 내용이고, 항공기를 수출 하는 회사는 상대국가에서 요구하기에 당연히 안다고 봅니다. 그러면 사고 전에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을 안하고, 사고가 나고 사람이 죽은 후에야 사후약방문을 내놨다는 얘기입니다. 할 일을 제 때 안 했다. 당연히 책임지고 처벌 받아야 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러나 책임을 지는 사람도 처벌을 받은 사람도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나라에 무기개발을 위한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무기 회사에 대한 품질관리ㆍ보증업무를 지원하는 국가기관이 없지 않겠지요? (국방기술품질원) 그 기관은 도대체 그 때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볼 때 추락사고의 원인은, 겉모습은 로터마스트 파단이나 그 이면의 근본 원인은 AH와 KAI의 인명 경시 태도, 무능력, 돈 욕심, 시스템 미비 등에 의한 것이며, 이 정도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아니라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습니다.

 

 유족들은, 마린온 추락사고 당시부터 순직한 해병들의 명예가 지켜지고 기려질 것과, 그들의 희생이 헛되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누누히 강조해 왔습니다. 순직한 해병들은 전에도 말씀 드렸듯이 국가전략기동부대인 해병대의 입체고속상륙작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공지기동해병대의 핵심역량인 항공단 창설을 실현해 가는 과정에서 안타깝게 순직하였습니다. 그들을 기린다는 것은 그들의 열망을 우리의 열망으로 담아 승화시켜 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강력하고 안전한 항공단 창설로 공지기동해병대의 역량을 갖추는 것 말입니다. 작년 11월말, 해병1항공대대가 발족했고 공격헬기까지 갖춘 항공단 창설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도를 보면 공격헬기 대신에 무장형헬기 채택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 음모설이 나오면서, 국방전문기자들의 비판기사가 많이 실렸습니다. 그 배경은 2016년 안보경영연구원이 해병대 상륙공격헬기 도입과 관련한 선행연구를 하였는데, 2020년 3월 국방기술품질원이 다시 연구를 하여 앞서의 연구결과를 뒤집고, 무장형 마린온을 도입하는 것이 공격헬기를 수입하는 것보다 더 낫다는 판단을 내렸답니다. 그런 판단의 주된 이유가 국내 방위산업 진흥효과가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반인은 기동헬기, 무장형헬기, 공격헬기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한 분도 계실 것입니다. 제가 중고교를 다닐 시절에 월남전 소식이 매일 나왔었는데, 대표적인 전투현장 사진은 헬기에서 뛰어 내려 돌진하는 보병 이었습니다. 그 사진 속의 헬기가 UH-1H 휴이 기종이고 이곳 항공대에서도 얼마 전까지 쓰던 헬기이었는데, 마린온으로 교체 되었습니다. 정글의 제약을 넘어 헬기를 타고 신속히 기동하여 베트콩의 거점을 타격한 결과 전과도 많이 올렸지만, 적의 저항으로 헬기 피해가 잦아지자 기동헬기 몸체에 기관총과 로켓 무장을 갖춘 무장형 호위 헬기가 등장하였습니다. 그런데 호위하는 무장형헬기가 무장 때문에 무거워져 속도도 느리고 총을 맞는 면적도 크고 화력도 좀 약하여, 날쌘돌이 싸움꾼 공격전용 헬기가 등장하였습니다. 이 공격헬기가 코브라라는 기종으로, 현재까지 육군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발전시킨 같은 계열의 해상용공격헬기가 미해병대에서 현재 쓰고 있는 바이퍼라는 기종입니다. 전선을 이루어 전투를 수행하는 육군은 세계 최강의 아파치 가디언 헬기를 36대 보유하고 앞으로 더 살 예정이란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멀리 우회하여 적의 측면이나 배후에서 기습상륙하는 해병대에게 무장형헬기를 주면 어떻게 싸우란 얘기입니까? 공격헬기를 주어도 작전이 어려울 판에… 상륙을 위해 적진으로 날아가는 기동헬기를 느리고 둔한 무장형헬기 가지고 어떻게 보호합니까? 또 상륙 후에 믿을 건 공격헬기의 근접화력 지원 밖에 없는데, 약한 방탄성능에 둔하고 큰 몸체, 솜방망이 같은 화력으로 어떻게 적을 제압하겠습니까? 신출귀몰 재주를 부리거나 거의 몰사 죽음 하라는 얘기 밖에 더 되겠습니까? 귀신 잡는 해병이라니까 퇴마술을 부리라고 주문하는 것 같아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밥벌이를 위해 장병들을 죽음의 구렁텅이에 몰아넣는 행위입니다. 군인도 사람이며, 제복을 입은 시민으로 주권자의 한 사람입니다. 무엇보다도 귀한 남의 자식이자 소중한 가족들 입니다.

 

어느 기자는 이런 글을 썼습니다.

 

‘지금 시대가 어느 때인데 장병들의 생명을 좌우할 만한 사안을 ‘국산품 애용’으로 포장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목숨을 담보로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들에게 불안전한 함량 미달의 장비를 지급해서는 안됩니다. 수주 물량이 없다고, 자기들 밥 먹자고 무장형헬기를 주장해서는 안될 것 입니다. 다섯 해병의 순직으로도 모자라 얼마나 많은 해병가족을 유족으로 만들려 한단 말 입니까? 더 이상 가족이 유족으로 바뀌는 일은 없어야 할 것 입니다.

 

 사고 전이나 사고 후나 돈 욕심, 인명경시의 무책임한 태도는 변한 것이 하나도 없어 보입니다. 제대로 수사하여 책임을 묻지 않으니 당연히 바뀌지 않겠지요..

 

 정리하여 말씀 드리겠습니다. 순직한 전 해병1항공대장 대령 김정일, 정보작전과장 중령 노동환, 정비사 상사 김진화, 승무부사관 중사 김세영, 승무병 병장 박재우 다섯 해병의 열망은 기동헬기대대와 공격헬기대대로 이루어진 완편 항공단이 창설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강력하고 안전한 항공단이 되어 공지기동해병대의 날개를 펼치기 바라는 것입니다.

 

 앞에서 돌아오지 않는 다섯 해병의 이름만 호명했는데, 돌아온 해병이 있습니다. 정비부사관 김용순 상사가 중상을 입고 가까스로 돌아왔습니다. 완전하고 빠른 회복을 기원하며, 모두 응원해 주셨으면 합니다.

 

 싸우면 이기고 돌아오는 상승 해병대였고 당연히 앞으로도 그러리라 믿습니다. 패튼 장군은 “제군들 나라 위한다며 죽지마라. 우리의 임무는 적들이 자기 조국을 위해 죽도록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전투에서 이기고 살아남아 전쟁을 종식시키고 조국으로 개선한다”라고 하였습니다.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오는 해병대!

 

 오늘도 하루의 과업을 완수하고, 과업종료 나팔이 울리면 가정으로 돌아가듯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임무를 완수하고 반드시 돌아오는 해병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그리 되도록 해병대를 둘러싸고 있는 지원세력들도 많이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와 주신 귀빈들과, 가족 여러분, 해병 여러분께 감사 드리며 건강과 평안을 기원합니다. 끝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2주기 추모식을 엄숙하게 치를 수 있도록 준비해 주신 해병대에 감사 드리며, 이승도 해병대사령관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유가족을 대신하여 노동환 중령의 아버지 노승헌이 말씀 드렸습니다. 고맙습니다.

 

 

2020. 07. 17.

 

해병대 마린온 상륙기동헬기 추락 사고 순직자 故 노동환 중령 父 노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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