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 뉴스 > 뉴스레터

[기고글] [오마이뉴스] 군검사의 진실된 사과 한 마디.... 울음 바다 된 법정 [김형남의 갑을,병정]

작성일: 2023-03-16조회: 262

 [김형남의 갑을,병정]
이예람 중사 특검 재판에 출석한 군검사,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 수사 외압 관련 증언

공군 이예람 중사 성추행 사망 사건 특별검사의 기소로 진행 중인
1
재판이 한창이다.
지난
11
월부터
2
회의 공판이 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2
가해,
부실 수사,
사망 원인 조작 시도,
수사 정보 누설 특검이 밝혀낸 혐의를 규명하는 것이 재판의 핵심이다.
때문에 사건 관계자들이 연달아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다.

재판 법정의 방청석은 만석이다.
군을 상대로 하는 최초의 특검이기 때문일까,
사건의 여파가 여전하기 때문일까.
군에서 자녀를 잃은 사망 사고 유가족들과 사건에 관심 있는 시민들이 꾸준히 법정을 찾는다.
그리고 빠짐없이 자리를 지키는 이들이 있다.
이예람 중사의 부모다.

방청석에선 수시로 탄식과 헛웃음이 샌다.
특히 공군 법무 조직에서 증인들이 나오는 날엔 더욱 그렇다.
복마전이 따로 없다.
한솥밥을 먹던 피고와 증인들이 계급 고하를 막론하고 뒤엉켜 책임과 잘못을 피해 가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쓴다.
서로 잘잘못을 떠넘기느라 정신이 없다.
군법무관은 군에서 발생한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고 사건의 진실을 규명할 책임을 지닌 이들이다.
법정에서 보이는 군법무관들의 참담한 민낯을 보자면 이들을 믿고 피해를 신고했던 고인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런데 지난
3

13
,
탄식만 가득하던 법정에 박수 소리가 크게 울렸다.
이날은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과 실장에게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아무개 군무원을 상대로 공판이 열린 날이었다.

이예람 중사 사망 이후 실장은 부실 수사의 책임자로 수사선상에 올라 있었다.
실장 수사를 맡았던 군검사는 육군 소속으로 국방부 검찰단에 파견 나와 있던
A
법무관이었다(관련기사:
이예람 유족 울먹인 군검사
"
전익수,
피해자 숨져도 책임감 느껴" https://omn.kr/232k8).

선배 법무관이자 장군을 피의자로

그는 실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포렌식 하던 도중
8
개의 이상한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견한다.
메시지가 오간 날은
2021

6

2
,
군사법원에서 중사 성추행 가해자 아무개 중사의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열릴 무렵이다.
당시 고등군사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일하던 군무원은 구속 영장 실질 심사 상황을 실장에게 카톡으로 실시간 보고했다.
구속 영장 실질 심사는 비공개로 이루어진다.
비공개 재판 내용을 법원 직원이 몰래 빼돌려 실장에게 전한 것이다.

게다가 국방부 장관은 그로부터 하루 전인
6

1
일에 중사 사망 사건 수사에서 공군 군검찰을 배제하고 수사 관할을 국방부 검찰단으로 옮기라는 지시를 내린 터였다.
가해자 불구속 수사,
성추행 사건 수사 지연 중사 사망의 책임에서 공군 법무 조직이 벗어날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공군 군검찰을 지휘하는 실장은 사건에서 손을 상황이었다.

실장을 수사하던
A
법무관은 상황을 심각하게 봤다.
급히 군무원의 핸드폰을 압수했고,
증거 인멸 정황도 포착하여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실장이 양씨에게 공무상 비밀 누설을 지시한 것인지 아니면 평소부터 이러한 불법 행위를 자연스럽게 해오던 사이인 건지 규명하자면 양씨에 대한 구속이 필요하다는 것이 영장 신청 사유였다.
하지만 군사법원은 영장을 기각했다.
2021

7

15
일의 일이다.

그리고 다음 날인
7

16
,
A
법무관 개인 휴대전화로 전화 통이 걸려온다.
전화를 사람은 실장이었다.
실장은 구속 영장 청구에 관한 내용을 캐물었다.
본인이 양씨에게 공무상 비밀 누설을 지시한 것처럼 기재한 이유가 무엇인지,
영장 청구의 내용이 무엇인지,
근거가 무엇인지를 반복적으로 물었다.

A 법무관에게 실장은 담당 피의자였지만, 한편으론 까마득한 선배 법무관이자 장군이었다. 부담을 무릅쓰고 애써 답해줄 없다는 뜻을 밝혔지만 실장은 막무가내였다. '함부로 어떻게 기재하나 싶었다' 그렇게 기재했다면 '이유를 설명해줘야 하는 아니냐' 다그치기까지 했다. 특검은 사안을 두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면담 강요죄로 실장을 기소했다.
     

건물, 잔디, 야외, 정부 건물이(가) 표시된 사진

자동 생성된 설명

▲ '군사법 정의 구현' 국방부 검찰단 건물. 2021.6.7     

연합뉴스   



3 13 재판에는 A 법무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리고 실장과 A 법무관 사이의 통화 내용이 재생되었다. 피의자 장군이 자기를 수사하던 군검사 대위의 개인 전화번호를 슬쩍 알아내 '우리 000 대위~' 운운하며 수사 정보를 알려달라 거듭 조르고, 소명을 요구하는 뜨거운 녹취가 법정에서 그대로 울려 퍼졌다.

군검사는 부당한 요구를 번이나 애써 거절했다. 녹취를 들은 실장 측은 외압이 아니라고 항변하며 예의를 갖춰 통화하고 있지 않냐는 변론을 펼쳤다. 법정 곳곳에서 탄식이 새어 나왔다. A 법무관은 여전히 실장이 본인 행동에 대한 위법성 인식이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진술했다.

판사는 재판 말미에 증인으로 나왔던 A 법무관에게 마지막으로 말이 없는지 물었다. 그러자 A 법무관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공소 제기의 권한을 갖고 있는 군검사의 사람으로서, 어떤 결론에 이르게 될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중사 사건을 지켜보고 있었다며 조심스레 말문을 텄다.

그는 실장에게 적용된 면담 강요죄를 두고 벌어진 법리적 쟁점 논쟁에 대해 먼저 언급했다. 면담 강요죄의 보호 법익이 피해자와 사건 관계인을 보호하는 있으나, 넓게 보면 사실에 기초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범죄 수사를 저해하는 사적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한 국가적 법익에도 의의가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사법수사의 신뢰를 저해한 실장에 대한 사법적 평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A 법무관은 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 나왔던 대사
"
법을 이길 있는 계급은 없습니다" 언급했다. 앞으로 군법무관으로 업무를 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많이 고민하게 계기였다며 '국민들이 기대하는 정의란 계급보다는 법규에 부합하는 정의라는 사실을 새기면서 임무 수행하겠다' 다짐도 밝혔다. 장군 계급을 앞세워 법질서를 교란하려 했던 실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이런 처음 들어본다' 유족들 오열

그리고 유족과 고인에게 위로와 사죄를 전하며 울먹였다. 사망 사건 수사를 맡았던 사람으로서의 책임감이었을까. 그는 본인의 역할이 충분하고 충실하였는지 많은 반성을 했다고 했다.

사과 한마디에 방청인들이 박수를 쳤다. 유족들은 오열했다. 그런 처음 들어본다고 고맙다면서. 돌아보면 유족은 지난 2년간 사건 관계자에게 번도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 적이 없다. 매주 법정에 나오는 피고들 역시 유가족에게 머리 숙여 인사 한번을 적이 없다. 그가 건넨 사죄에 유가족의 오랜 응어리가 토하듯 터져 나왔다.

나는 A 법무관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모른다. 그러나 순간의 용기는 오래 기억날 같다. 현직에 있는 장기 법무관이, 피고석에 앉은 선배 법무관과 그를 변호하는 다른 선배 법무관들을 앞에 두고 남긴 눈물과 사과가 종일의 뻔뻔함에 비추어 빛났다.

사과. 한마디가 너무 어려운 세상이다. 중사의 영면을 간절히 기도한다던 A 법무관의 마지막 말이 고인에게 닿길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385437?sid=102 

주소: (우: 04057) 서울특별시 마포구 신촌로14길 20 (노고산동54-64) 태인빌딩 4층 전화: 02-7337-119 팩스: 02-2677-8119
기관명: 군인권센터(대표: 소장 임태훈) 고유번호: 101-80-06648

Copyright © 2006 군인권센터 All rights reserved.
후원계좌
국민 00993704013027 (예금주: 군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