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살로 의심되는 군대 간부 사망 사건이 이어지면서 병영문화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당국은 심리상담 기회를 늘리고 관련 예산을 증액하는 추세라고 밝혔지만, 군 내 자살 사고는 지난 10년간 매년 60여건씩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폐쇄적이고 강한 위계질서에 기반한 조직문화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8일 경찰에 따르면 경북경찰청과 육군수사단은 지난 2일 대구 수성구 수성못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육군3사관학교 A 대위(32) 사망 사건을 조사 중이다. 군이 기초 조사를 마무리하면 경찰에 사건을 이첩한다.
전문가들은 특수한 군대 조직문화를 자살 유발 요인으로 지적했다. 자살 사유는 개별적이지만 개인 문제를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고, 오히려 진급 경쟁에 밀릴 수 있어 참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상명하복과 위계질서에 기반한 고질적인 군 조직 특성도 작용했다고 봤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간부 자살자 수가 병사를 역전한 지 꽤 오래됐다. 군대가 정상적인 직장으로 기능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며 "군대는 진급 경쟁이 있어서 제때 진급을 하지 못하면 옷을 벗어야 한다. 경쟁에서 밀리면 정년 보장도 안 된다. 20년 복무해야 군인 연금을 받기 때문에 그동안 부당한 일을 당해도 신고도 하지 못하고 꽉 잡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가 있어도 병원에 가거나 상담을 받는 게 어렵다. 진급하려면 지휘관 추천이 필요한데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니) 문화상 숨기게 된다"며 "(도움을 받는 게) 나약하고 군인답지 못하다는 인식도 여전히 조직문화에 남아있다"고 했다.